마쿠라노소시의 대접 없는 집
세이 쇼나곤은 수필 『마쿠라노소시』에서 '흥이 깨지는 것'을 늘어놓다가 방위위하러 갔는데 대접하지 않는 집을 꼽았습니다. 방위위(方違え)가 헤이안 사람들에게 얼마나 익숙한 일이었는지 보여 주는 한 줄입니다.
"흥이 깨지는 것"
『마쿠라노소시(枕草子)』는 헤이안 시대 궁정에서 일한 세이 쇼나곤이 쓴 수필집입니다. 이 책에는 한 가지 주제로 떠오르는 것을 죽 늘어놓는 글이 많은데, 그 가운데 「すさまじきもの」, 곧 "흥이 깨지는 것"이라는 단이 있습니다. 기대와 어긋나 맥이 빠지는 것들의 목록입니다.
글은 이렇게 시작합니다. 낮에 짖는 개, 봄의 어살(겨울에 쓰는 고기잡이 장치), 3~4월의 홍매색 옷, 소가 죽어 버린 소몰이꾼, 불을 피우지 않은 화로. 그렇게 이어지던 목록 속에 이런 한 줄이 나옵니다.
「方違へに行きたるに、あるじせぬ所。まいて節分などは、いとすさまじ。」
방위위하러 갔는데 대접을 하지 않는 집. 더구나 절분 같은 때에는 참으로 흥이 깨진다.
이 한 줄이 알려 주는 것
여기서 "あるじ"는 주인이 손님을 대접하는 일을 뜻합니다. 방위위는 가려는 방향이 막혔을 때 전날 밤 다른 방향에 있는 집으로 가서 묵는 풍습이었으니, 누군가의 집에 하룻밤 신세를 지는 일이 따라왔습니다. 세이 쇼나곤이 대접 없는 집을 굳이 꼽았다는 것은, 방위위로 찾아온 손님은 대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겼다는 뜻으로 읽습니다.
- 방위위는 흔한 일이었습니다. 설명 없이 한 줄로 적어도 읽는 사람이 바로 고개를 끄덕일 만큼 익숙한 일이었습니다.
- 사람 사이의 일이기도 했습니다. 묵으러 가는 사람과 맞이하는 사람이 있었고, 그 사이에 기대와 예의가 있었습니다.
- 절분은 특별했습니다. "더구나 절분 같은 때"라고 따로 적은 것을 보면, 절분의 방위위는 더 대접받을 만한 날로 여겨졌던 듯합니다.
맞이하는 쪽의 사정
같은 풍습을 반대편에서 그린 글도 있습니다. 『겐지 이야기』에서 겐지를 갑자기 맞게 된 기이노카미는 집이 비좁다며 난처해하면서도, 급히 자리를 마련하고 안주를 구하러 바삐 돌아다닙니다. 세이 쇼나곤이 손님의 눈으로 적었다면, 이 장면은 주인의 사정을 보여 줍니다. 자세한 이야기는 겐지 이야기 속 방향이 막힌 밤에 정리했습니다.
추운 밤의 귀갓길
『마쿠라노소시』에는 방위위가 한 번 더 나옵니다. 「節分違へなどして夜深く帰る」로 시작하는 대목입니다. 절분의 방위위를 하고 밤 깊어 돌아오는 길은 턱이 떨어져 나갈 듯 춥지만, 겨우 집에 닿아 화로를 끌어당겼을 때 재 속에서 잘 핀 숯불을 파내는 것이 참 좋다는 내용입니다.
흥이 깨지는 집도 있고, 얼어붙은 귀갓길 끝의 따뜻한 화로도 있습니다. 세이 쇼나곤의 글에서 방위위는 두려운 금기라기보다 번거롭고, 때로는 즐겁기도 한 생활의 한 부분으로 보입니다. 이 대목은 절분 밤의 방위위에서 조금 더 다룹니다.
구분해서 읽어야 할 것
『마쿠라노소시』는 한 사람의 감상을 적은 수필입니다. 모든 사람이 같은 마음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, 방위위가 일상 속 풍습이었다는 점은 이 글에서 넉넉히 읽을 수 있습니다.
방위위는 헤이안 시대 음양도의 풍습이고, 오늘날의 구성기학과는 계산법이 다릅니다. 운길 나침반은 구성기학의 방식으로 방향을 계산하며, 옛 풍습은 그 문화적 배경으로 소개합니다.
참고 자료
- 『枕草子』 「すさまじきもの」 단 — 단 번호는 판본에 따라 다릅니다.
- 節分違へ 항목(デジタル大辞泉, 『枕草子』 용례 수록) — kotobank.jp
- 方違え 항목(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·世界大百科事典·デジタル大辞泉) — kotobank.jp
이야기 전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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